BMW, 지난해 이익 급감… 중국 시장 둔화·공급망 문제 영향

독일 자동차 업계가 수년간 이어온 성장세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주요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로 인해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BMW는 2024년 회계연도에서 큰 폭의 이익 감소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업계 침체의 한가운데 놓였다.
BMW는 지난해 세후 순이익이 77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무려 37% 감소한 수치로, 2년 연속 큰 폭의 이익 감소를 겪은 것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자동차 업계 전반에 걸친 도전적인 시장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가 주요 원인
BMW의 실적 악화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다. BMW는 오랫동안 중국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해 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되었다. 테슬라(Tesla)와 중국 로컬 브랜드인 비야디(BYD) 등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신기술 도입으로 인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도 자동차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시장 위기와 함께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면서,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BMW의 판매량도 타격을 입었다.
공급망 문제도 실적 악화의 원인
BMW는 판매 부진 외에도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콘티넨탈(Continental)로부터 공급받는 브레이크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 일정이 지연되었고, 이에 따라 일부 차량의 인도가 늦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일부 부품의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도 하락… 1,420억 유로 기록
BMW의 매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420억 유로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매출 감소는 단순한 판매량 하락뿐만 아니라, 차량 가격 조정과 원자재 비용 증가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BMW는 최근 몇 년 동안 고급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려왔지만, 예상보다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 점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도 실적 악화
BMW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Volkswagen)과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도 비슷한 실적 부진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의 세후 순이익은 31% 감소해 124억 유로를 기록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28% 줄어든 104억 유로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와 함께 원자재 비용 상승, 지정학적 불안정성, 새로운 환경 규제 등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시장의 변화는 독일 자동차 업계 전체에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25년 전망… 회복 가능할까?
BMW는 올해부터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발표한 관세 인상 조치와 글로벌 경제 둔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BMW는 올해 세전 이익이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세후 순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하는 것이 BMW를 비롯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BMW와 독일 자동차 업계는 도전적인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25년에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