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급락에도 신용융자 증가…개인투자자 ‘빚투’ 위험 커진다

반도체 업계의 위기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잔고는 오히려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융자잔고 50% 가까이 급증
9일 금융시장 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는 92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10월 2일 6180억 원과 비교했을 때 49.4% 급증한 수치다.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준의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투자금 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을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30% 이상 하락하며 ‘5만전자’ 공포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11일 8만8800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30% 이상 하락해 ‘5만전자’(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9조5910억 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실적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악재 지속…주가 반등 어려워
하지만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 평균치)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으며,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계의 침체기를 ‘반도체의 겨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 원, 9조10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공격적인 신용투자가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주가 반등 가능성은?
일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가 이미 악재를 반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요소를 고려할 때,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뚜렷한 반등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향후 시장의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